1. 글쓰기의 목적은, 그 장르가 어떠하든,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해 타인과 교감하는 것이다. (p.53)
나만을 위한 글쓰기가 있을까?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우리는 일기를 쓴다. 일기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나만 보기 위해 쓰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기마저 요새는 SNS에 공유한다. 나 또한 블로그에 일기를 공유한다. 나의 정리된 생각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 과정을 통해 교감하기 위해서다.
나만의 공간이라는 일기글마저 이렇게 공유하는데, 다른 종류의 글들은 어떻겠는가. 글은 내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고, 그 생각은 공유하여 피드백을 받지 않으면 고여있는 물과 같이 결국엔 썩어버릴 것이다. 나만의 생각에 갇혀 그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또 다른 결론을 내면서 나를 발전시키는 것이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2. 논리 글쓰기의 첫걸음은 텍스트 요약이다. 그런데 이 첫걸음을 똑바로 내딛으려면 텍스트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독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고 싶으면 먼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텍스트를 읽지 않고 독해력을 키우는 방법은 없다. (p.78)
여러 책들에서 '양'이 우선시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는데 그 개념이 모든 분야에 통하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발전은 양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물론 글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무조건 독해력을 키울수는 없겠지만, 글을 많이 읽지 않으면서 독해력을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양치기가 우선이다. 모든 것이 그렇다.
3. 글쓰기는 잘 하려면 근육을 길러야 한다. 한자를 읽을 줄 알아도 써보지 않으면 잘 쓰지 못하는 것처럼, 책을 많이 읽어서 아는 게 많고 말로는 잘 표현하는 사람도 글을 많이 쓰지 않으면 잘 쓰지 못한다. (p.81)
위에서 말한 '왜 양치기가 우선인지' 대략적으로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많이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능숙해지고 그 과정에서 내 능력의 폭이 넓어진다. 처음엔 어렵고 낯설고 힘든 일이어도 그 처음이라는 과정만 거치고 나면 자신감이 생기고 훨씬 수월해지는 느낌을 새로운 분야를 시작할 때 항상 받는다.
작가는 그것이 근육이 길러졌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헬스를 할 때에도 처음엔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자신감도 하락하고 운동하러 가기 싫어하지만, 익숙해지다보면 어느새 무게를 늘려가는 것에 재미들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4. (예문 제시 후) 여기서 원래 글과 고친 글의 차이는 중간에 한 번 끊어준 것뿐이다. 이렇게만 해줘도 뜻이 더 분명해진다. 임재춘 선생은 한 문장에 하나의 개념(생각, 주장)만 담는다는 글쓰기의 원칙을 설명하려고 이 예문을 들었다. 한 문장에 생각 하나를 담으면 저절로 단문이 된다. 나는 문장을 단문으로 쓰는 원칙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글을 쓸 때 이 원칙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p.131)
나는 이 책의 핵심이 이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생각을 담는 것. 왜 이렇게 해야할까? 내 글을 읽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면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기가 어렵고 지친다. 실제로 그런 글들이 많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는 '대충' 알겠는데 정확히 모르겠는 글들. 나의 독해력이 낮은 이유도 있겠지만 좀 더 독자들을 배려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한 글들이 많다. 나는 사자를 그려서 보여줬는데 호랑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사자를 그린 내 문제인가 호랑이라고 받아들인 상대의 문제인가. 상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 발전 없이 상대를 원망하며 같은 수준의 글을 계속 쓰게 될 것이고, 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5. 소리 내어 읽어봄으로써 못난 글을 알아보는 방법은 지극히 단순한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언어는 말과 글이다. 생각과 감정을 소리로 표현하면 말(입말)이 되고 문자로 표현하면 글(글말)이 된다. 말과 글 중에는 말이 먼저다. 말로 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글을 쓸 때는 이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p.174)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작가가 바로 옆에서 말해주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내가 앉은 의자나 쇼파의 팔걸이에 살짝 걸터앉아 천천히 나긋나긋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계속 받았는데, 작가가 말하듯이 글을 써서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에는 컴퓨터가 말하는 듯 한 책들이 많았다. 그런 책들은 좋은 정보들을 담고 있을지언정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작가가 친절히 말해주는 책들도 많다. 그런 책들은 읽으면서도 모든 내용들이 그대로 흡수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말하듯이 써서 실제로 대화하는 느낌을 받있기 때문일 것이다.
(#2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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